마트 주차장에서 후진하다 옆 차 문을 긁었는데 차 주인이 보이지 않아 그대로 나왔다면, 그날 밤 내내 마음이 쓰이기 마련입니다. 이런 경우의 뺑소니벌금은 달리는 차와 부딪힌 사고와 다른 조문에서 정해지고, 범위도 훨씬 좁습니다. 다만 그 조문이 적용되려면 몇 가지 조건이 함께 맞아야 합니다.
이 문서는 주·정차된 차만 긁고 떠난 경우 어떤 조문이 검토되는지, 그 조건은 무엇인지, 주차장처럼 도로가 아닌 곳에서도 같은지, 그리고 이미 떠났다면 지금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순서대로 정리합니다.
제148조가 비켜 가는 한 가지 경우
사고 뒤 필요한 조치를 하지 않은 운전자는 원칙적으로 도로교통법 제148조로 처벌됩니다. 그런데 이 조문에는 괄호가 하나 붙어 있습니다. 주·정차된 차만 손괴한 것이 분명한 경우에 피해자에게 인적 사항을 알리지 않은 것은 제148조의 대상에서 빼 둔다는 내용입니다.
빠진 부분은 제156조 제10호가 따로 받습니다. 이 조문의 형은 20만 원 이하의 벌금, 또는 구류나 과료입니다. 징역형이 없고 벌금의 위쪽 끝도 낮게 정해져 있어, 5년 이하의 징역형까지 들어 있는 제148조와는 형의 틀이 크게 다릅니다. 같은 '긁고 떠난 일'이라도 어느 조문으로 가느냐에 따라 범위가 이만큼 벌어집니다.
법이 이 경우를 따로 떼어 둔 이유는 상황의 차이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세워 둔 차만 긁힌 사고에서는 그 자리에서 구호가 필요한 사람이 없고, 도로 위의 위험도 크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남는 문제는 차 주인이 누구에게 수리를 요구해야 할지 모르게 된다는 점이어서, 연락처를 남기지 않은 잘못을 별도의 가벼운 조문으로 다룬 것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
세 가지 조건을 하나씩 확인합니다
제156조 제10호로 가려면 아래 세 가지가 모두 맞아야 합니다.
- 부딪힌 차가 주차되어 있었거나 잠시 서 있던 차였을 것
- 손괴된 것이 그 차뿐이었을 것 — 사람이 다치거나 다른 물건이 부서지지 않았을 것
- 그 사정이 '분명'할 것
셋 가운데 하나라도 어긋나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예를 들어 잠시 서 있던 차 안에 사람이 앉아 있었고 그 사람이 충격으로 다쳤다면 '차만 손괴'라는 조건이 무너집니다. 옆 차를 긁으면서 주차장 기둥이나 담장까지 부쉈다면 손괴된 것이 차만이 아닙니다. 이런 경우에는 제148조가, 사람이 다쳤다면 그보다 무거운 조문이 검토될 수 있습니다.
셋째 조건인 '분명할 것'도 가볍게 넘길 부분이 아닙니다. 떠나기 전에 차 안을 들여다보거나 주변을 살펴 다른 피해가 없다는 점을 확인했는지가 이 조건과 맞닿아 있습니다. 확인하지 않고 서둘러 나왔다면, 나중에 다른 피해가 드러났을 때 '차만 긁혔다'는 설명이 힘을 얻기 어렵습니다. 움직이던 차와 부딪힌 경우의 범위는 차만 부서진 도주를 다룬 문서에서 설명했습니다.
주차장 안의 사고도 같은 조문으로 봅니다
도로교통법 제2조 제26호는 '운전'의 뜻을 정하면서, 제54조 제1항과 제148조, 제156조 제10호 등을 적용할 때는 도로 외의 곳도 포함한다고 적어 두었습니다. 그래서 아파트 지하 주차장이나 건물 부설 주차장, 단지 안 통로에서 긁은 경우에도 '도로가 아니니 상관없다'고 볼 수 없습니다.
주차장 사고는 상대 차 주인이 자리에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라, 연락처를 어떻게 전할지에서 막히기 쉽습니다. 이 부분은 아래에서 따로 살펴봅니다.
인적 사항은 어떻게 남기면 좋을까
제54조 제1항 제2호가 예로 드는 인적 사항은 성명, 전화번호, 주소입니다. 차 주인이 없으면 직접 건넬 수 없으므로, 현실에서는 연락처를 적은 메모를 차에 남기거나 주차장 관리사무소에 사고 사실과 연락처를 알리는 방법이 쓰입니다. 어떤 방법이든 차 주인이 실제로 나에게 연락할 수 있는 상태였는지가 핵심입니다.
메모를 남겼다면 남긴 위치와 적은 내용을 사진으로 찍어 두고, 관리사무소에 알렸다면 응대한 사람과 시각을 기록해 두세요. 메모는 바람에 날리거나 비에 젖어 사라질 수 있으므로, 한 가지 방법에 기대기보다 두 가지 경로를 함께 쓰는 편이 안전합니다.
이미 떠났다면 지금 할 일
긁고 나온 뒤라도 차 주인이나 관리사무소에 닿을 방법이 있다면, 늦게라도 연락처를 전하고 수리비를 어떻게 처리할지 이야기하는 것이 피해 회복의 출발점입니다. 블랙박스에서 사고 장면과 시각을 찾아 따로 저장하고, 보험으로 처리할지 직접 배상할지도 정해 두세요. 경찰 연락이 먼저 왔다면 이 기록을 시간 순서로 정리해 가면 설명이 짧아집니다. 뺑소니벌금이 얼마인지보다 내 사건이 세 조건을 모두 갖추었는지가 먼저 확인할 질문입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잠시 서 있던 차에 운전자가 타고 있었다면 어떻게 보나요?
A. 사람이 타고 있었다는 사정만으로 결론이 정해지지는 않지만, 그 사람이 다쳤다면 '차만 손괴'라는 조건이 성립하지 않습니다. 상대 운전자의 당시 모습과 나눈 말을 적어 두세요.
Q. 메모를 남겼는데 차 주인이 보지 못했다고 하면요?
A. 메모를 남긴 사실과 그 내용을 보여 줄 자료가 있는지가 중요해집니다. 메모 사진, 블랙박스 영상, 주차장 출입 기록처럼 시각이 남는 자료를 모아 두세요.
정리
주·정차된 차만 긁고 연락처를 남기지 않았다면 제156조 제10호가 검토되고, 범위는 2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과료입니다. 다만 조건 하나가 어긋나면 조문이 바뀝니다. 다른 경우의 금액 질문은 뺑소니벌금 질문 모음 화면에서 이어집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법률 정보이며, 개별 사건의 결론은 사실관계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근거: 도로교통법 제2조 제26호·제54조 제1항·제148조·제156조 제10호 — 국가법령정보센터 2026-10-20 확인